해외 영화

판타지 로맨스, 그리고 시간을 넘어선 재난의 극복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떠난 영화의 여정

“그를 떠올리며 잠들었기에 꿈에 나오는 걸까. 꿈이라고 알았다면 눈을 뜨지 않았을 것을.” 8세기 말부터 400년간 지속된 일본 헤이안 시대 최고 시인 중의 한 명인 여류작가 오노노 코마치의 고전 시가 모음집(만연집)에 나오는 구절이다. 일문학을 전공한 신카이Continue reading

국내 영화

혼용무도 (昏庸無道)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작은 바람 – 현실의 절망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저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아닌 아랫사람들이 마음대로 한 일입니다. 하지만 인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제 잘못도 있으니 참모진을 해임하겠습니다”,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I’m not a crook)”. 어딘가 낯익지 않은가? 40여 년 전 미국에서 일어난Continue reading

국내 영화, 해외 영화

혐오와 포기의 시대 속에서 – 한국판 좀비 영화에서 말하려고 했던 것들

매년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공포영화들이 있다. 시골 5일장의 뜨내기 행상처럼 휴가 시즌 한 철 장사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를 마다 않는 그런 영화들. 다소 이른 시기에 개봉했던 곡성(2016)이 중첩된 장르와Continue reading

국내 영화, 해외 영화

“맞는 것보다 4등이 더 무서운” – 세상 묵인된 폭력과 줄세우기

34년 전, 우수한 고입 연합고사 성적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소년은 담임 선생님께 “넌 서울대 감이야”란 말을 들으며 월말고사 등수가 하나 떨어질 때마다 오동나무 막대기에 엉덩이를 한 대씩 내어 주면서 스스로를 다독였다. 장래 멋있는 외교관이나 훌륭한 기자가 되길Continue reading

해외 영화

인공지능의 끝판, 인간이 설 곳은? – 영화 속에 등장한 인공지능의 세계

1997년 5월 IBM의 컴퓨터 딥블루(Deep Blue)는 체스 세계챔피언 갈리 카스팔로프를 상대로 2승 1패 3무를 거두었다. 2011년 2월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은 미국의 인기 신디케이트 TV 퀴즈쇼인 제퍼디(Jeopardy)에서 상금왕이었던 켄 제닝스 와 브래드 루터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였다.Continue reading

국내 영화

스타와 배우의 경계에 서서 – 2016년 대한민국의 남자 배우 혹은 스타에 대한 단상

밀란 쿤데라에 의하면 ‘인간은 이해하기에 앞서 심판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대개 어떤 대상의 특징을 일반화시켜 자신만의 잣대로 이름을 붙인 후, 그것을 심판하고는 더 이상의 판단을 유보한 채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심판이란, 판단을 포기하겠다는 암묵적 승인이며 이미 포화된Continue reading

해외 영화

행복을 쟁취하거나 어려운 관계를 맺거나 공존과 관계맺기의 – 사회학

어느덧 ‘행복’은 삶의 과정 중에서 얻는 전리품이 아닌, 그 자체로서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린 듯하다. 1886년 7월 ‘한성주보’에 국내 최초로 등장한 ‘행복’은 발없는 말처럼 실체도 없이 끝없는 변신과 진화를 거듭한 결과 오늘날 세속종교로 신화화하여 우리를Continue reading

국내 영화

그녀는 왜 그를 죽여야 했나? – 한국영화 속 여주인공, 그 변화와 한계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러 미궁으로 들어가는 영웅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쥐어주며 친부인 미노스를 배신한다. 호동왕자를 위해 자명고를 찢어 조국과 맞바꾼 낙랑공주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 의해 행해졌던 신화와 설화 속의 비이성적인 결단이다. 이런 이야기들은Continue reading

해외 영화

메르스의 공포가 드러낸 공동체의 민낯 – 영화 속 감염성 질환 이야기

“메르스?”, “개, 고양이도 아니고 보기도 힘든 낙타가 옮기는 감기라니 참 희한하네.” 처음에는 그냥 중동지방의 독감 정도로만 여겼다. “그 무섭다던 사스(SARS)도 무사히 넘겼는데 뭐 별 일 있겠어?”방심을 한 탓일까? 기하급수적으로 메르스 감염자가 늘고 희생자도 생기더니 급기야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