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까? – YOLO로 부터 배우는 삶의 태도

“인생은 한 번뿐이야. 이게 인생의 진리지. 욜로!”(You Only Live Once,that’s the motto. YOLO!) 2011년 발매된 미국 힙합가수 드레이크(Drake)의 노래 ‘The Motto’의 한 구절이다.

미국 성인 만화영화 심슨 가족 25 시즌의 4번째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호머 심슨은 아들 친구의 아버지가 M사의 컨버터블 자동차를 끌고 나와 자랑하는 것을 보면서 천편 일률적인 자신의 인생이 한 번으로 끝날 것을 새삼 깨닫고는 우울해한다. 마지 심슨은 그를 위해 어린 시절 펜팔로 알고 지내던 에두아르도를 스페인에서 초청하여 어릴 때의 꿈을 하나씩 이루게 도와준다. 이때 흐르는 음악은 영화 <007> 시리즈의 “You only live twice.”의 패러디 버전이었다.

‘YOLO’는 전 미국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건강보험 개혁안인 일명 ‘오바마 케어’를 독려하기 위해 제작한 홍보영상에서 “YOLO, Man”을 외침으로써 화제가 되었다.

한 번뿐인 당신의 인생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의미를 담은 표현인 셈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불황 속에서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처럼 고생 끝에 낙이 있다는 케케묵은 잠언을 부정하게 되었고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현재의 삶에 충실하자는 트렌드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내일을 위해 거쳐가는 시간일까? 아니. 오늘 가장 멋진 000.”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것에 길들여지지 말 것. 오늘 가장 멋진 000.” 최근 출시된 한 자동차 광고는 이 한 구절이 전부이다.

사람은 누구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단지 저마다 인생의 여정을 완료하는 시점이 미리 공지되지 않았을 뿐이다. 오늘이 내 남은 인생의 첫날임을 깨닫게 된다면 처음이라는 순수함을 가지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삶 앞에 겸허히 설 수 있지 않을까.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명의 노인이 2인용 병실에서 만난다. 6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사업가 에드워드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카터 역시 같은 선고를 받고 망연자실해 한다. 일과 결혼한 사업가와 아내의 빠른 임신으로 공부를 접어야 했던 자동차 정비사. 이 둘은 항암치료의 후유증으로 뜬 눈으로 지새는 밤이 많아지며 점차 가까워진다. 카터가 45년 전 대학신입생 시절 철학교수가 내주었던 과제를 회상하며 적었던 버킷 리스트를 보게 된 에드워드는 리스트에 몇 가지 내용을 추가하고는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

<버킷 리스트(2007)><노킹 온 헤븐스 도어(1997)>의 할리우드 버전으로, 희망과 할 일이 남아 있는 한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영화다. 최고의 커피라고 여겼던 루왁 커피가 고양이가 먹은 원두를 배설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눈물이 나올 때까지 웃던 둘,오랜 기간 연락을 끊었던 딸과 만나 예쁜 손녀와 키스를 하던 에드워드,그리고 화장된 채 캔에 밀봉되어 히말라야 정상에 놓인 에드워드와 카터의 버킷 리스트는 이렇게 완성되었다.

“삶은 당신이 잠들지 못할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어느 누군가의 과거가 다른 사람에게는 미래가 된다면, 그리고 다른 사람이 바로 30년 전의 나라면, 인생이 다르게 진행 될 수도 있을까.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2016)>는 프랑스의 소설가 기욤 뮈소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다. 사랑하는 여인을 사고로 잃고 30년 동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아픈 과거를 시간 여행을 통해 되살리려는 소아외과 의사 수현의 시도는 캄보디아 의료봉사에서 만난 현지 노인이 건네준 선물(절실한 바람을 이룰 수 있다는 신비한 환약)을 통해 결국 성공한다.

연아를 살리되 그녀와 결혼한다면 딸 수아는 존재할 수 없기에 그녀와 모질게 헤어지는 것을 선택하게 되지만 과거에 다녀올 때마다 수현의 주변 인물들은 조금씩 변하게 된다. 마치 <백 투 더 퓨처> 시리즈 처럼 과거의 조그만 사건 하나가 미래의 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인생이기에 선택에는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이 따를 수도 있지만 사랑은 그 모두를 상쇄하고도 남을 가치가 있음은 만고불변의 진리임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자연 치유 능력을 통해 수 세대를 거친 전장에서도 살아 남는, 영원 불멸의 신체를 가진 돌연변이 슈퍼 히어로가 있다. 그러나 치유 능력이 상실되어 점차 죽어가는 그의 쇠락한 몸은 기댈 곳 없는 마음과 함께 더 이상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한다. 적들을 잔인하게 살상하면서 쌓여가는 영웅적 허무주의는 과거로의 회귀는 불가능하여 정든 사람 곁을 떠날 수 밖에 없다는 고전 영화 <셰인(1953)>의 마지막 장면을 상기시킨다.

<로건(2017)>은 <엑스맨> 시리즈의 주인공 울버린의 스핀 오프인<더 울버린(2013)>의 완결편으로서 서부영화의 형식을 차용하였다.

단 한 명의 연인을 잊지 못하고 지겹도록 살아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 로건은 어느 날 자신의 DNA를 물려받은 소녀 로라를 만나면서 살아야 할 의미를 깨닫게 된다. 감정 표현이 서툴고 사랑 표현에 익숙지 못해 마음에도 없는 심한 말을 내뱉는 그이지만 생물학적 딸인 로라는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스스로 저주라고 생각했던 살상 능력을 그대로 물려받은 마지막 돌연변이 후손을 지키기 위해 온 몸으로 적들의 공격을 받아내며 장렬히 전사하는 울버린은 자비에르 교수와 함께 어느 이름 모를 곳에 묻히게 된다.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가지만 결국 두 눈을 감고 마는 그에게 로라는 로건을 ‘아빠’라고 부르고 로건은 “이런 느낌이구나”라며 자신을 대신해 살아갈 후손을 마음 깊이 받아들인다. 한 번 산다는 것은 결국 자신과 닮은 어느 누구를 위해 희생하고 그를 위해 없어져야만 한다는 존재론적 가치를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타인을 의식하며 남을 위한 삶을 살아 올 수 밖에 없던 어른들은 이따금씩 회의에 빠진다. 내가 숨쉬는 의미, 남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의미, 철이 든다는 의미, 행복한 삶의 의미는 현재 자리에서 떠나 멀찍이서 자기 자신을 뒤돌아 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2014)>,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은 벽을 허무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날 홀연히 모든 것을 박차고 떠나 낯선 곳에 내던져지거나,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통해 결국 인생이란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따라서 ‘YOLO’는 미래를 저버리고 회피하는 무책임한 일탈이 아닌, 현재의 나를 적절히 위로하는, 그래서 더 바람직한 나로 재정비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더 늦기 전에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여 하나씩 지워나가는 일을 시작해 보기를 권한다. 결국 내 삶은 ‘나’라는 존재 없이는 가치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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